그 시절 남자들이 반했던 ‘이 옷’, 요즘 여자들이 입는다
[잇(it)템 졸업식]
바이크코어(Bikecore)는 '바이크(Bike)'와 '일상적인 스타일(Normcore)'이 결합된 용어로, 오토바이를 타는 바이커들의 패션 감성을 일상복에 접목한 스타일링을 뜻한다.
가죽 재킷, 바이커 부츠, 빈티지한 질감의 아이템들로 터프하면서도 자연스러운 멋을 연출하는 것이 핵심이다.
바이크코어는 영화 <더 와일드 원>에서 말론 브란도의 스타일링에 뿌리를 두고 있다. 당시 오토바이를 타며 착용했던 가죽 재킷은 단순한 의상을 넘어 7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패션계에 영감을 주는 아이콘이 됐다.
GD시대 이전 중장년 남성들의 영원한 인플루언서 '말론 브란도'와 스티브 맥퀸의 패션
1953년 영화 <더 와일드 원> 속 말론 브란도 ©Getty Images
말론 브란도가 영화 <더 와일드 원>에서 입은 모터사이클 재킷은 두꺼운 가죽 소재에 넓은 라펠, 비대칭 지퍼로 제작됐으며,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디자인이었다. 격식을 차린 정장이 주류였던 시대에, 해당 재킷은 기성 사회에 대한 반항의 상징으로 비춰진 것이다.
패션 영역에서 말론 브란도의 영향력은 할리우드를 넘어섰다. 그의 가죽 재킷 스타일은 전 세계 로커, 펑크족 등 반문화 아이콘은 물론 오늘날 명품 하우스 브랜드에게 영감을 주었다.
1963년 영화 <대탈출> 속 스티브 맥퀸 ©Getty Images
스티브 맥퀸은 말론 브란도가 만든 바이커 패션의 기반을 더욱 세련되게 발전시켰다. 실제 모터사이클 레이서로도 활동했던 그는 1963년 <대탈출>에서 A-2 가죽 재킷, 치노 팬츠, 서비스 부츠를 조합한 스타일링으로 남성 패션의 교과서를 완성했다.
스티브 맥퀸이 '트라이엄프 TR6' 바이크를 타고 철조망 위를 점프하는 장면은 바이크 영화의 전설로 남아있으며, 그의 패션은 미국을 넘어 일본까지 영향을 미쳤다.
할리 데이비슨과 함께 반항과 터프함의 상징이 된 오토바이 패션
바이커 패션은 할리 데이비슨을 빼놓고 말할 수 없다. 1903년 세상에 첫 등장한 할리 데이비슨 오토바이는 바이크 문화의 시초다.
초기 오토바이 라이더들은 트위드 재킷과 플랫 캡, 하이 부츠를 착용했다. 당시 오토바이는 부유층만 소유할 수 있는 사치품으로 평가받았기에 럭셔리 활동인 승마와 패션의 궤를 같이했다.
1910년대와 1920년대 오토바이 경주가 인기를 끌면서, 모터사이클 클럽들이 등장하기 시작했고, 클럽 로고와 이름을 새긴 유니폼도 함께 출시됐다.
대중들은 1928년 쇼트 NYC(Schott NYC)가 개발한 '쇼트 퍼펙토(Schott Perfecto) 가죽 재킷'를 계기로 바이크 문화를 패션으로써 주목하기 시작했다. 공군의 항공 점퍼를 재해석해 만든 이 재킷은 비스듬한 지퍼, 지퍼가 달린 포켓, 벨트가 특징이며, 말론 브란도가 <더 와일드 원>에서 착용한 그 재킷이다.
'바이크코어' MZ여성이 재해석하다
후아유 바이커 컬렉션 ©WHO.A.U
말론 브란도가 쏘아 올린 반항의 상징은 오늘날 MZ세대 여성 사이에서 새롭게 재해석되고 있다. 오토바이를 타지 않더라도, 바이커 감성을 현대적으로 낼 수 있는 '바이크코어'가 새로운 트렌드 키워드로 떠올랐다.
바이크코어의 매력은 터프함과 빈티지함의 절묘한 조화에 있다. 체형에 달라붙는 소재감으로 터프한 느낌을 내면서도 일상에서 부담 없이 착용할 수 있는 활동성을 갖췄다.
아메리칸 캐주얼 브랜드 후아유는 간절기뿐만 아니라 여름철에도 입기 좋은 바이커 컬렉션을 공개했다.
후아유 바이커 컬렉션 ©WHO.A.U
후아유의 바이커 컬렉션은 여성 전용 라인으로, 모노톤 컬러 기반의 시원한 여백과 여름철에도 입기 좋은 얇고 가벼운 소재가 특징이다.
후아유는 반팔 티셔츠, 링거 티셔츠, 래글런 티셔츠, 헨리넥 긴팔 티셔츠, 후드 티셔츠, 트랙 셋업, 버뮤다 팬츠 등을 통해 바이커 문화를 새롭게 재해석해 선보인다. 가죽 재킷 및 바이커 부츠 등과 레이어드하기 좋으며, 단 벌로도 입기 좋다.
대표 상품인 반팔 티셔츠는 빈티지 다잉 기법으로 자연스럽게 염색되었으며, 크롭한 기장감으로 트렌디한 스타일링을 완성할 수 있다. 링거 티셔츠는 면과 스판 소재를 함께 활용해 활동성을 높였고, 체형에 관계없이 편안한 착용이 가능하도록 차콜과 버건디 컬러로 구성했다.
1953년 말론 브란도가 스크린에서 선보인 반항의 미학은 70년의 시간을 거쳐 2025년 MZ세대 여성들에게 자유로움이라는 가치로 재탄생했다. 일상에 터프함과 개성을 더하고 싶은 이들에게 올여름과 가을 바이커 패션을 주목해 보아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