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식 화채 상그리아의 유래, 만드는법, 어울리는 와인 추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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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를 날려줄 유럽식 화채, 상그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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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식 화채 상그리아의 유래, 만드는법, 어울리는 와인 추천까지
유럽식 화채 상그리아의 유래, 만드는법, 어울리는 와인 추천까지
2025.05.25
2025.05.25
Editor 옥토
[푸드 시그널]
우리나라에 수박·설탕·사이다를 섞어 만든 화채가 있다면, 유럽에는 상그리아가 있습니다. 상그리아는 와인에 오렌지와 레몬을 섞어 만든 유럽식 화채입니다. 상그리아가 스페인과 포르투갈에 어원을 두고 있으므로 정통 상그리아는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음료라고 해야겠네요.
상그리아의 역사와 기원
상그리아의 기원은 무려 2,000년 전 로마 시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로마인들은 이베리아반도를 점령한 뒤 물 대신 와인에 향신료와 꿀을 넣어 '히포크라스'라는 음료를 즐겼습니다. 오염된 물을 대신해 마신 이 음료가 훗날 상그리아의 원형이 되었습니다. 중세를 지나 19세기에 이르러서는 농부들이 포도 수확 뒤 남은 와인에 제철 과일을 넣어 마시던 관습이 퍼지며 오늘날 상그리아의 모습을 갖췄습니다. 그리고 1964년 뉴욕 세계 박람회에서 스페 파빌리온이 상그리아를 선보인 이후, 이 매력적인 음료는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기 시작했습니다.
이베리아 문화의 정수
일상에 지친 오후, 석양이 물들인 테라스에서 과일 조각이 둥둥 떠 있는 붉은 액체 한 잔을 마주하는 순간, 그것은 더 이상 단순한 음료가 아닙니다. 와인에 과일을 섞은 단순한 칵테일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로마 시대부터 이어져 온 깊은 역사와 스페인 각 지역의 다채로운 문화, 그리고 영화와 음악 속에 스며든 예술적 영감이 녹아 있습니다. 상그리아는 피에스타(Fiesta, 축제)와 시에스타(Siesta, 낮잠)의 분위기를 책임지는 음료이자, 가족과 친구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대화의 매개체입니다. 영화 <트레인스포팅>의 명장면에서 'Perfect Day'가 흐르며 공원에서 상그리아를 마시는 모습이 그려지고, 영화
상그리아 이름과 종류
'상그리아(Sangria)'라는 이름은 스페인어로 '피'를 뜻하는 sangre에서 왔습니다. 상그리아의 붉은색이 피를 떠올리게 해서 붙은 이름이지만, 그 속에는 생명력과 정열, 그리고 삶을 축하하는 기쁨이 담겨 있습니다. 이름은 붉은 피에 어원을 가지고 있지만 실제로는 화이트 와인으로도 상그리아를 많이 만들어 마십니다. 화이트 와인으로 만든 상그리아는 '상그리아 블랑카(Sangria Blanca)'라고 부릅니다. 아무래도 적포도주로 만든 것보다 더 가볍고 상큼한 맛을 내지요.
영화와 음악에서 등장하는 상그리아
이제 상그리아는 전 세계의 음료가 되었습니다.많은 영화와 음악에서 상그리아는 종종 중요한 소재로 등장합니다. 때로는 평화와 행복을, 때로는 관능적인 사랑을, 때로는 환각과 몽환의 소재로 등장하기도 하죠. 알록달록 비주얼적으로 아름다운 칵테일이기 때문에 많은 영상물에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다프트 펑크의 토마스 방갈테르의 Sangria
전설적인 일렉트로닉 듀오 다프트 펑크(Daft Punk)의 멤버는 프랑스 영화 'Climax' 의 삽입곡 상그리아를 작곡했습니다.
카밀라 카베요와 퍼렐 윌리엄스의 Sangria Wine
전세계를 강타한 '하바나'의 주인공 카밀라 카베요(Camila Cabello)와 음악, 패션, 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아티스트로 활약하고 있는 퍼렐 윌리엄스(Pharrell Williams)가 함께 부른 '상그리아 와인(Sangria Wine)'은 여름과 어울리는 라틴 풍의 노래입니다.
영화 트레인스포팅의 OST 'Perfect Day'
영화 트레인스포팅(1996)의 중요 장면에 나오는 OST인 Lou Reed의 Perfect Day에는 공원에서 상그리아를 마시며 보내는 시간을 '완벽한 날'로 그리고 있습니다.
집에서 만드는 전통 상그리아
상그리아의 매력에 빠졌다면 이제 직접 만들어 볼 차례입니다. 스페인 각 지역의 레시피는 다양하지만, 가장 전통적인 방식으로 상그리아를 만드는 법을 소개합니다. 이 레시피는 마드리드의 오래된 타파스 바에서 전수받은 비법을 바탕으로 합니다.
재료
스페인 템프라니요(Tempranillo) 와인 1병 (750ml)
오렌지 1개 (껍질째 얇게 썬 것)
레몬 1개 (껍질째 얇게 썬 것)
사과 1개 (씨를 제거하고 작게 깍둑썬 것)
복숭아 또는 배 1개 (작게 깍둑썬 것)
시나몬 스틱 1개
황설탕 2큰술
브랜디 또는 주정강화 와인 60ml (선택사항)
탄산수 또는 레모네이드 (선택사항)
만드는 법
1. 큰 유리 피처나 그릇에 썬 과일을 넣고 설탕을 뿌립니다.
2. 시나몬 스틱을 추가하고 브랜디를 부은 후, 30분 정도 재워 과일이 향을 내도록 합니다.
3. 와인을 천천히 부어 모든 재료를 섞고, 뚜껑을 덮어 냉장고에서 최소 2시간, 가능하면 하룻밤 정도 숙성시킵니다.
4. 제공할 때는 얼음을 넣은 잔에 따르고, 원한다면 탄산수나 레모네이드를 조금 더해 청량감을 더합니다.
💡Tip
충분한 시간을 두고 과일과 와인이 서로의 맛과 향을 교환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비싼 와인을 사용할 필요는 없지만, 좋은 품질의 와인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상그리아에 어울리는 와인
여기, 상그리아 만들기에 제격인 스페인과 포르투갈 와인을 소개합니다. 스페인 최고급 와인 산지로 유명한 리오하 지역의 유서 깊은 와이너리 '보데가스 프랑코 에스파뇰라스(Bodegas Franco Españolas)'에서 출시한 '가성비' 와인 '로얄' 입니다.
전국 킴스클럽에서 9,990원에 만나볼 수 있습니다. 상그리아 만들기에는 제격인 가격이죠.
이 와이너리는 스페인 국왕 알폰소 13세와 대문호 어니스트 헤밍웨이가 애정을 갖고 방문한 와이너리로도 유명합니다.
포르투갈 와인도 빠질 수 없습니다. 킴스클럽의 '모두의 와인 플러스'에서 선보인 포르투갈 와인 4종, 모두 9,990원에 전국 킴스클럽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한 잔에 담긴 이베리아의 영혼
로마 시대부터 내려온 역사, 스페인의 뜨거운 태양, 영화와 음악에 스며든 예술성까지—상그리아 한 잔에는 이 모든 것이 투영되어 있습니다. 다음에 스페인을 여행하거나 집에서 직접 상그리아를 만들게 된다면, 잔을 기울이며 그 안에 담긴 풍부한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세요. 과일이 춤추는 붉은 잔이 당신의 일상을 작은 축제로 물들여 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