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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의 역사와 다양한 감자 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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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백한 구황작물, 감자

담백한 구황작물, 감자

감자의 역사와 다양한 감자 요리

감자의 역사와 다양한 감자 요리

2025.03.15

2025.03.15


 

Editor 은은한조명
[구르망 유니버스]
 

"나는 농부들이 직접 손으로 캔 감자를 먹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그들의 손이 그들이 직접 일을 해온 노동자의 손이라는 것을 알 수 있도록 말이야. 그들은 정직한 방식으로 얻은 음식을 먹고 있는 것이지."

반 고흐의 이야기 中

시대를 넘어 사랑받는, 감자

감자는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는 식재료 중 하나입니다. 우리가 매일 반찬에 활용하고, 자체로 쪄먹기도 하는 이 감자의 시초는 한국이 아닙니다. 감자의 기원은 남미 안데스산맥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약 8,000~10,000년 전 페루와 볼리비아 지역에서 감자가 처음 재배되었었고, 이후 잉카 문명에서 중요한 주식 작물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리고 16세기, 스페인 탐험가들이 감자를 유럽으로 들여오면서 전 세계로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독특한 생김새와 싹이 나는 특성 때문에 기피되었지만, 기근과 전쟁 속 생존을 위한 중요한 식량으로 자리 잡으며 유럽 농업의 판도를 바꿨죠. 특히 18세기 프로이센의 '프리드리히 대왕'과 프랑스의 '앙투안 파르망티에'가 감자의 가치를 강조하며 본격적으로 유럽 전역에서 재배가 확대되었습니다.

한국에는 19세기 말~20세기 초 선교사나 일본을 통해 전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강원도와 제주도 등 기후가 맞는 지역에서 활발히 재배되었고, 이후 감자전, 감자탕, 감자떡 등 한국적인 감자 요리가 발달했습니다. 감자는 한국인의 식탁에서 이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식재료가 되었습니다.

감자도 제각각

감자는 품종에 따라 맛과 질감이 다르고, 요리에 따라서도 적합한 종류가 있습니다. 우리가 두부를 사용하더라도, 찌개 두부와 구이 두부가 다른 것처럼요. 세계적으로는 메콩골드, 루사, 샤리, 블루문 등 특색 있는 품종들이 있으며, 한국에서는 주로 강원도 감자와 제주 감자가 대표적으로 여겨집니다.

강원도 감자는 전분 함량이 높아 퍼석하면서 부드러운 식감을 가지고 있어 감자전, 찌개에 적합합니다. 반면, 제주 감자는 화산토에서 자라 특유의 단맛이 강하고 찜 또는 샐러드에 활용하기 좋다고 합니다.

감자의 활용도는 품종별로도 다른데요. 수미 감자는 전분이 적당하여 감자튀김, 구운 감자로 적합해 과자를 만들 때 많이 활용되기도 합니다. 자색 감자는 항산화 성분이 풍부해 샐러드, 건강식 요리에 활용하면 좋고, 베이비 포테이토는 크기가 작아 통째로 구워 먹기에 좋습니다.

©JINMYUNGGEUN,제주담은농장

전세계 감자 요리


 

뇨끼 ©freepik

이탈리아 – 감자 뇨끼(Gnocchi)

뇨끼는 감자를 으깨 밀가루와 섞어 반죽한 뒤 작은 덩어리로 빚어 끓여 먹는 이탈리아 전통 요리입니다. 쫄깃한 식감이 특징이며, 크림소스나 토마토소스와 함께 곁들이면 깊은 풍미를 즐길 수 있습니다.


 

감자전 ©julia-buz

한국 – 감자전

한국에서는 감자를 갈아 부침개처럼 부쳐 먹는 감자전이 유명합니다. 특히 강원도에서 많이 먹으며, 쫀득하고 바삭한 식감이 매력적입니다. 감자의 고소한 맛과 감칠맛을 그대로 살린 요리로, 간단한 간식부터 전통 음식까지 활용됩니다.


 

그라탕 도피누아 ©alpositivlight

프랑스 – 그라탕 도피누아(Gratin Dauphinois)

프랑스식 감자 요리 중 하나로, 얇게 썬 감자를 크림과 치즈에 넣어 오븐에 구워 만드는 요리입니다. 부드럽고 크리미한 맛이 특징이며, 육류 요리와 곁들이는 사이드 디시로도 인기가 높습니다.

©weyo,stockking

미국 – 매쉬드 포테이토 & 프렌치프라이

미국의 대표적인 감자 요리로는 매쉬드 포테이토와 프렌치프라이가 있습니다. 매쉬드 포테이토는 감자를 삶아 으깨어 버터, 우유를 섞어 만든 요리로, 스테이크나 칠면조 요리와 함께 곁들여집니다. 프렌치프라이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사랑받는 감자 요리로, 감자를 얇게 썰어 튀긴 후 소금과 함께 즐깁니다.

현대 사회가 가장 즐겨 먹는 '감자칩'은 어떻게 탄생했을까?

세계 요리 중에서도 현대에 사람들이 가장 즐겨 먹는 '감자칩'은 처음 어떻게 탄생했는지 궁금해집니다.

감자칩은 사실 한 레스토랑에서 시작된 우연한 발명품이라고 합니다. 1853년, 미국 뉴욕의 한 레스토랑에서 한 고객이 감자튀김이 너무 두껍다고 불만을 제기하자, 요리사가 반발심에 극도로 얇게 썰어 튀겨 바삭하게 칩을 만든 것이 시작이 되었다고 합니다. 오히려 이 바삭한 식감이 고객의 입맛을 사로잡았고, 이후 감자칩은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스낵이 되었다고 합니다.


 

감자칩 ©yplestocker

감자를 사랑한 예술가

감자는 예술과 문학에서도 중요한 모티브로 등장합니다.


 

빈센트 반 고흐 - 감자 먹는 사람들 ©암스테르담 반 고흐 미술관

빈센트 반 고흐 (Vincent van Gogh, 1853–1890)는 1885년 대표작 <감자 먹는 사람들(The Potato Eaters)>에서 농민들이 감자를 먹는 모습을 통해 노동과 가난 속에서도 단단하게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그려냈습니다. 작품에는 총 5명의 농민이 등장하며, 모두 무표정하고 피곤한 얼굴을 하고 있습니다. 반 고흐는 농민들의 손과 얼굴을 강조하여, 그들의 거친 노동을 상징적으로 보여주었죠. 인물들의 손은 크고 두꺼우며, 오랜 노동의 흔적을 나타냅니다.

반 고흐는 이 작품을 그리기 전, 농민들을 직접 관찰하고 다양한 습작과 드로잉을 제작하며 철저히 준비했다고 합니다. 이를 통해 단순히 농민의 모습을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삶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마음을 담고 싶었다고 했죠.

동생 테오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렇게 적었다고 합니다.

"나는 농부들이 직접 손으로 캔 감자를 먹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그들의 손이 그들이 직접 일을 해온 노동자의 손이라는 것을 알 수 있도록 말이야. 그들은 정직한 방식으로 얻은 음식을 먹고 있는 것이지."

오늘날, 감자 요리

오늘날, 감자전부터 매쉬드 포테이토, 프렌치프라이, 감자 뇨끼 까지 세계가 즐기는 감자 요리는 앞으로도 더욱 무궁무진한 변화를 만들어 낼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도 이미 이러한 감자를 이용한 요리는 새로운 K 푸드로 성장하고 있죠.

©마켓컬리